책소개
미디어 다양성은 정말 좋은 것인가? 미디어 다양성의 역설을 찾기 위한 보다 깊이 있는 탐색
지난 2009년 한국 사회는 미디어법 개정을 두고 진보와 보수 진영이 극단적인 갈등을 빚었다. 한편에서는 대기업의 방송 소유와 신문·방송의 겸영을 제한하는 기존의 방송법과 신문법이 여론의 다양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법 개정이 오히려 여론의 다양성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상반된 주장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여론의 다양성이 가진 대의명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어떤 상태가 여론의 다양성이 보장된 상태인지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법 개정과 종합편성채널 도입으로 미디어 다양성이 미디어 정책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아직 미디어 다양성이 무엇인지에조차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아이러니다. 미디어 다양성 자체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시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구나 미디어 다양성이 사회적으로 마땅히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믿고 있지만, 이것이 맹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미디어 다양성의 가치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왜 미디어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가? 미디어 다양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미디어 다양성에 대한 모호함이나 혼돈을 줄여 가는 것이다. 미디어 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함으로써, 또는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갈등과 혼란을 최대한 피하고 정책의 대상으로서 미디어 다양성이 가진 가치와 의미를 최소한으로 한정 지으려는 것이다.
200자평
미디어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되고 사업자가 선정되었지만 정작 미디어 다양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미디어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떤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 심도 있게 논의한다. 미디어 산업을 연구하는 교수와 미디어 정책을 취재하는 기자가 이론과 실제를 두루 살펴 함께 썼다.
지은이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부교수로, IT 정책·산업론, 미디어 산업과 정책 세미나, 정보 미디어 산업론, 영상 콘텐츠 유통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받았고, 미시간주립대학교 텔레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Theatrical Feature Film trade in the United States, Japan and Korea”로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미디어 산업과 방송통신 융합 이슈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재직 시, 『WTO 체제하의 방송산업 변화에 대한 연구(1), (2)』(2003, 2004), 『다매체 환경에서 IPTV의 융합-수용 모델』(2005), 『다채널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에 관한 연구』(2005), 『다채널 방송시장에서의 프로그램 접근에 관한 연구』(2006), 『통신·방송 융합 환경 하의 수평적 규제체계 정립방안에 관한 연구』(2007) 등 수십 편의 보고서를 집필했다.
디지털 유선방송추진위원회 위원(2002-2004), 디지털양방향TV 추진위원회 위원(2003-2004), 국회 과기정위 정책자문위원(2005-2008),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편집위원(2006-2009), 미디어경영학회 이사(2006-2009), 한국방송학회 연구이사(2008-2009), 정보통신정책연구 책임편집위원(2009-2010)으로 활동한 바 있고, 현재는 정보통신정책학회 이사,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연구이사, 방송통신위원회 결합판매 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선영
1995년 문화방송 보도국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 스포츠부, 국제부, 경제부, 문화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으로, 현재 기자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2006년 보도국에서 기획조정실 정책기획팀으로 파견되면서 미디어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7년 보도국으로 복귀와 동시에 당시 정보통신부를 출입하게 되었고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 진학했다.
2008년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방통통신위원회로 통합되는 과정을 출입기자로서 직접 취재하였으며, 2009년에는 미디어 관련법 개정 논란의 중심에서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했다. 이후 2010년 8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입하면서 종합편성채널 도입 등 미디어 정책과 관련한 제반 논의를 취재하고 기사화했다.
국내 학술논문으로, “언론 수용자의 공정성 평가가 매체 이용에 미친 영향 분석” (2010, 공저), “정보재의 가격정책에 대한 게임이론적 분석: 사업자와 이용자의 선택을 중심으로”(2009)가 있다.
차례
서문: 미디어 다양성이 왜 문제인가?
1장 미디어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1. 미디어 다양성 vs 미디어 다양성
미디어 다양성과 소유 규제
미디어의 외부성
미디어 다양성 정책의 허구
2. 미디어란 무엇인가?
미디어의 의미
미디어의 예
신문ㆍ광고ㆍ방송ㆍ인터넷ㆍ포털
미디어의 특징들
3. 미디어의 다양성에 대한 다양한 정의
공급원의 다양성
상품의 다양성
노출의 다양성
4. 미디어 다양성 개념들 간의 관계
콘텐츠 배급 단계별 다양성 개념
콘텐츠 배급 단계별 다양성 개념들 간의 관계
5. 미디어 다양성은 무엇에 의해 영향을 받는가?
6. 미디어 다양성과 소비자 선택
미디어 시장의 구조
미디어의 가격
미디어의 품질
미디어의 필요
2장 미디어 다양성은 측정할 수 있는가?
1. 미디어 다양성의 측정
일반적 방법
공급원의 다양성ㆍ상품의 다양성ㆍ노출의 다양성
해외 주요 국가들의 측정과 규제
미국ㆍ영국ㆍ독일
한국의 측정과 규제
2. 미디어의 다양성 측정은 왜 어려운가?
미디어 다양성 정의의 한계
미디어 다양성 측정 방식의 한계
3장 미디어 다양성은 좋은 것인가?
1. 다양성은 선(善)인가?
사회적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
예술의 다양성
정보의 다양성
2. 미디어 다양성은 선(善)인가?
공급원의 다양성
상품의 다양성: 여론 혹은 관점의 다양성
노출의 다양성
4장 정부 규제는 미디어 다양성에 영향을 주는가?
1. 국내 미디어 산업의 다양성 확보 수단
소유 규제
내용 규제
2. 정부 규제의 근거: 미디어와 공익성, 그리고 다양성
통신 서비스와 공익성
미디어 서비스와 공익성
공익성과 다양성
3. 정부 규제와 미디어 다양성
공급원의 다원성과 상품의 다양성: 경제학 모델
공급원의 다원성과 상품의 다양성: 사례 연구
경쟁의 도입과 미디어 시장의 독점화
프로그램 수요의 다양성ㆍ프로그램 배급 시장의 특성
외국인 투자와 미디어 다양성
한미 FTA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ㆍ한미 FTA로 인한 국내 미디어 시장의 변화 시나리오ㆍ
시장 개방과 미디어 시장의 다양성 변화 가능성ㆍ시장 개방과 미디어 산업 규제 논리의 변화
5장 결론
1. 미디어 다양성 규제의 역설
2. 미디어 다양성 정책,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이제까지의 미디어 다양성 정책을 돌이켜 보면 소유 규제나 진입 장벽과 같은 미디어 공급자 관점의 정책이 대부분이었지, 정작 다양한 미디어 중 하나를 선택하고 또 자신에게 필요한 미디어를 요구할 수 있는 미디어 소비자 관점의 정책은 없었다. 미디어 다양성 정책에도 관점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_ “1장 미디어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여러 경제학 모델들이 제시하고 있는 흥미로운 결과는 소유의 집중이 오히려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러한 결과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 소유의 다원성 유지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책 당국자들에게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_ “4장 정부 규제는 미디어 다양성에 영향을 주는가?” 중에서
미디어의 다양성은 미디어 기업의 소유주가 누구냐에 따라 영향을 받기보다는 광고와 시청자들의 수요에 의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소유 규제를 통해 다양성을 이루려는 정책 당국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5장 결론” 중에서
추천글
선언하고 주장하기는 쉽다. 그러나 냉철하게 분석하여 모순과 역설을 찾아내고, 이를 실질적으로 고쳐 나가는 노력은 어렵고 고통스럽다. 미디어 다양성의 역설을 경제 논리, 공익 논리, 조직정치적 논리로 풀어낸 논의의 전개도 흥미롭지만, 그 논의의 수준을 미디어 소비자의 눈높이까지 낮추어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고 대중적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진정으로 곱씹어 볼 대목이다.
_ 장석권(한양대학교 교수, 정보통신정책학회 회장)
‘여론의 다양성’과 ‘미디어 다양성’은 어떻게 다른가? 미디어 다양성 보장을 위해 왜 한쪽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해야 한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가? 이러한 역설에 대한 논리적 풀이와 직관이 돋보인다.
_ 이인용(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부끄러워졌다. 그동안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미디어 다양성을 읽고 쓰고 해석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치중립적 서술이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가치중심적 서술은 저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독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정책관계자의 입장에서 고마울 뿐이다.
_ 양문석(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